- 여행기 : 유럽 배낭여행(2001),  ~ 2001

이탈리아 – Venezia (2001.07.24) – Day 28

4시간 15분 18초! ^^

누가 베네치아행 야간열차가 도둑의 온상이라고 했는가?
오늘 새벽 우리는 실체를 확인 할 수 있었다. 역시나 부풀려진 소문이였다. 물론 실제로 잃어버린 사람도 있겠지만..

우린 미리 예약을 하긴 했었지만 일찍 열차에 올라탄 덕분에 빈 컴파트먼트를 확보할 수 있었다. 침대로 만드는데 성공~~ 열차가 출발할때가 되니 외국인들이 우리 2명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같이 가자고 한다. 급하게 주위에 있던 2명의 한국 여행객을 우리칸으로 초대했다. 열차는 출발하고~~ 열차 냉방장치가 고장인지 뜨거운 열기가 올라온다. 결국 열기 때문에 도둑이 많다고 소문난 구간에서 문을 열어놓고 잠을 자는 상황이 벌어졌다. 다른칸은 문에 테잎을 붙이는 소리가 나면서 다들 도둑에 대비하느라 바쁜데 말이다. 하지만 도둑은 그림자도 보이질 않았다. 결국 아무일 없이 베네치아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곳은 로마다.
원래는 베네치아에서 1박을 할려고 계획 했었지만 숙소 구하기가 하늘에서 별따기다. 일찌감치 숙소를 구하기를 포기하고 노숙을 할까 로마행 야간열차 탈까 고민하다가 그냥 일찍 로마로 들어오게 됐다. 로마에 도착하니 11시 30분 T.T 중간에 열차가 멈추는 바람에 30분이나 늦게 도착했다.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고속열차인 유로스타도 악천후에서는 속수무책인가보다. 로마로 오는 내내 천둥을 동반한 장대비가 쏱아졌었다. 결국 몇차례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보니 예정 시간보다 30분이나 늦어졌던 것이다. 자정이 다된 시간이라서 민박을 구하기가 힘들었다. 결국 한 민박집 아저씨의 소개로 중국인 집에서 하루를 머물게 됬다. 마치 중국에 온 것 같다. 시설이 그다지 좋지는 않지만 하루만 지내고 다른곳으로 옮길 생각이다. 결정적으로 언어가 전혀 통하질 않는다. T.T

오늘 베네치아에서의 하루는 그다지 즐겁지는 않았지만 우리의 여행에 활력소를 불어 넣어주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완벽한 해상도시, 거리를 매운 관광객, 수많은 배들. 이곳은 자동차라는 것이 없다. 모든 운송수단은 오로지 배 그래서 여긴 배가 버스로 통한다. 곳곳에 선착장을 만들어 놓고 노선대로 운행하고 있었다. 관광지의 특성일까? 물가는 가히 최악이다. 오늘 원이는 무려 1800원을 내고 화장실을 가야만 했다. 독일도 600원 정도밖에 안하는데. ㅠㅠ 오늘 결국 여행경비에 큰 빵꾸가 났다. 오늘 하루 우리 2명이 쓴 경비가 총 20만 리라!! 1인당 6만원씩 쓴 셈이다. 이틀치를 하루에 쓰다니.. 이런.. 베네치아에서 배를 타고 리도섬에 갔었다. 해변에 가보기로 하고 걸어서 해변에 도착했다.

모든 여성들이 비키니를 입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눈이 행복했겠다고 말하겠지만.. ‘모든 여성들’ 이란 말에 주위를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할머니, 아줌마, 배가 엄청나온 아줌마 등 전부 비키니다. 아마 내 시력이 더 나빠졌을 것 같다. 전체 여성의 80%는 할머니와 아줌마들이고 젋은 여성는 10명에 1명 꼴이다.

참 여기서 재미있는 여담 한가지~~ 어제 들렸던 비엔나의 음악가 묘지에서 원이가 담배를 끊겠다는 선언을 해버렸다. 그 순간부터 난 손목시계의 스톱워치를 눌러 놓았고 불행히도 그 시간은 5시간을 넘기지 못했다. 정확히 4시간 15분 18초 만에 원이는 다시 담배와 친구가 되어 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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