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스 – Jungfrau (2001.07.31) – Day 35
알프스에서 스키를 ^^
지금 샤워를 하고 돌아왔다. 역시 모두들 잠들 시간에 하는 샤워는 참 여유로운 것 같다. 지금 막 스위스를 동에서 서로 가로지르는 도보 여행을 하고 있는 영국인이 떠났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어젯밤 잠자기 전에 서로 인사를 나누고 마침 우리가 사온 맥주를 함께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었다. 워낙 늦은 시간이여서 긴 대화는 나주지 못했지만 대부분이 여행과 관련된 이야기 였다. 행운을 빈다고 인사를 해주니 좋아한다. 앞으로 10일 정도를 더 걸어야 한다고 한다. 오늘 날씨는 좋을 것 같다. 아침 햇빛은 내리지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흐린 날씨는 아닌 것 같았다.
오늘은 융프라우에 올라가기로 되어 있기 때문에 날씨에 민감할 수 밖에 없었다. 융프라우는 1년중 날씨가 좋은 날이 100일도 채 안된다고 한다. 때문에 산 정상을 바라봤을때 구름이 약간이라도 보이면 일정을 다음으로 미루는 것이 좋다고들 한다. 당연히 나도 일어나자마자 산 정상을 올려다 봤다. 아직까지는 구름은 보이질 않는다. 운에 맡기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 같다. ~
이곳에 와보니 한국인 가족이 많이 보인다. 가족끼리 스위스 여행이라~ 언젠가 나도 그런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오늘이 7월 31일 이제 내일이면 8월이다. 우리의 여행도 이제는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한국에 가면 뭘 해야될지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 할일이 너무 많을 것 같다. 즐거운 일이다. ~~ ^^


융프라우 등정에 성공했다! ^^
다행히 날씨가 좋은 오전에 올라가서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약 1시간 정도 산악열차를 타고 2,500m 지점에 있는 중간 역까지 올라갔다. 그곳에서 다시 1시간 가량을 터널을 뚫어서 만든 열차길을 따라 3,500m 지점에 있는 융프라우 스핑크스 전망대 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한여름에 눈덮힌 산에서의 오후는 정말 대단했다. 단 1초라도 선글라스 없이는 하늘을 바라보기가 힘들었다. 너무 눈이 부셔서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사방이 눈덮힌 높은 봉우리와 그 아래 보이는 초록의 산들과의 조화는 상당히 멋졌다. 여기서 기념사진을 주변을 둘러본 뒤 눈썰매를 타기 위해 전망대 아래로 내려갔다.










이런~ 눈썰매는 이미 모두 다 빌려가고 없었다. T.T
그 옆에서 몇 명의 한국인들이 스노우 블레이드와 스노우보드를 타고 있었다.
긴 슬로프는 아니었지만 알프스에서의 스키를 경험해 보기 위해 우리도 거금을 들여 각각 스노우 블레이드와 스노우 보드를 대여했다.






97년 신입생 OT 이후에 처음타는 스키였지만 한번 타고 내려오고 나니 금방 익숙해질 수 있었다.
주위에 한국사람들은 대만인들에게 스키타는 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대만은 눈이 오지 않기 때문에 스키를 탈 줄 모른다며 배우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스키를 즐기고 있는데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후 갑자기 날씨가 변덕을 부리기 시작했다. 봉우리 주변에 구름이 끼기 시작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10m 앞도 볼 수 없을 정도까지 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날씨도 점점 추워져서 결국 우리도 그만 돌아가기로 하고 4시 10분 열차를 타기 위해 역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우리가 개찰구를 들어가는 순간 열차가 만원이 되어 버렸다. 열차 차장이 열차 출발 시간을 표시하는 시간표로 걸어가더니 다음 열차 시간을 5시 10분으로 돌려 놓았다. ㅠㅠ
지하 터널에 만들어 놓은 열차역에서 1시간동안 기다려야만 했다.

우리는 2,500m 지점부터는 걸어서 내려가는 티켓으로 사 놓았기 때문에 빨리 내려가야만 했었는데 난감하게 됐다.
결국 한시간을 기다린 후 열차를 타고 2,500m 지점의 환승역까지 내려올 수 있었다. 그때 시간이 이미 오후 6시 였다. 우리는 바로 하이킹 코스를 따라서 걸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목적지까지 3시간 정도가 걸리는 코스였다. 스위스의 산을 걸어서 내려오다 보니 기분이 색달랐다. 알프스에서의 하이킹 꼭 다시 해보고 싶다. 날씨도 흐린데다가 약간 늦은 시간이라서 그런지 우리처럼 걸어서 내려가고 있는 사람을 만나기가 힘들었다. 3시간 동안 총 10명도 못만난 것 같다. 하지만 오히려 조용하고 여유있는 하이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숙소에 도착하니 8시 30분이 되어 있었다. 이미 근처의 마켓은 모두 문을 닫았기 때문에 우린 호스텔의 카운터에서 팔고 있는 라면을 사서 끓여 먹은 후 오후에 산에서 만나서 같이 스키를 탔던 한국인들이 머물고 있는 캠핑장을 찾아 갔다. 여기서 우리가 끓여 먹었던 라면은 다름 아닌 신라면 이였다. ^^ 어제도 말했지만 이곳은 대부분이 한국인들이라서 호스텔 주인이 신라면을 구해다 가져다 놓은 것이였다. 가격은 싼편은 아니지만(2.5Sfr) 일종의 별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

캠핑장에 도착하니 우릴 기다리다가 이미 식사를 마치고 술을 마시고 있던 중이였다. 그곳 캠핑장도 한국인 뿐이라고 한다. 우스개 소리로 이곳이 설악산 캠핑장인지 스위스인지 구별이 안 간다고 한다.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다 보니 12시가 되어서야 숙소로 돌아왔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서 그런지 모두들 자고 있는 것 같다.
스위스 정말 기분좋은 곳이다. 로마에서 망쳤던 유럽에 대한 좋았던 인식을 이곳에 와서 다시 찾을 수 있었다. 너무나 평화롭고 조용한 곳이다. 밤길을 느긋하게 걷고 있어도 전혀 불안하지 않은 곳은 이곳 뿐이였다. 언젠가 꼭 다시 오고 싶다.
그땐 혼자가 아니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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