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기 : 유럽 배낭여행(2001),  ~ 2001

프랑스 – Paris (2001.08.06) – Day 41

예산 낭비의 현장? ㅠㅠ

여행의 마지막이라서 그런가? 어제와 오늘 그다지 하루를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다만 빨리 하루 이틀이 지나서 서울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미 파리에서 있었던 많은 부분들이 정리하지 못하고 지나가 버렸다. 마지막을 잘 장식해야 할텐데 아무래도 향수병인가? 나중에 집 책상에서 오늘 못한 부분들을 정리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 단체로 해외 연수를 온 초등학교 선생님들과 같은 방을 쓰게 됐다. 일행은 여려명이여지만 남자 선생님 2명만 우리와 같은 방을 쓰게 됬다. 약간의 대화를 나눴을 뿐이였지만 대화를 하는 내내 기분이 좋질 않다. 대화의 내용보다는 그 선생님의 마음가짐이 너무 비관적으로 비춰졌다.
초등학교 선생님의 현실 인식이 그동안 귀가 따갑게 들었던 얘기들과 하나도 달라진게 없었더. ‘우리나라는 인적자원 뿐이다. 유럽 등 외국은 인적자원, 물적자원과 자연 자원이 너무나 풍부하다. 때문에 돌아가면 초등학생들에게 더 많은 지식을 가르키고 더욱 독하게 공부를 시켜야겠다’ 라고 반복해서 이야기 하고 있었다.
새로운 인식을 얻고자 하는 목적으로 국비로 이곳까지 연수를 온 초등학교 교사의 생각이다. 큰 뷔페 식당에 몇종류의 음식을 더 추가한다고 해서 손님이 그 모든 음식과 각각의 참맛을 느낄 수 있을까? 오히려 접시에 담는 음식의 수만 많아지고 반면 그 양과 그에 대한 느낌은 점점 줄어들겠지..
새로운 경험을 얻고자 이곳에 온 선생님이 또다른 주입식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인지 그다지 유쾌한 대화는 아니였던 것 같다. 내가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인건가?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 교육과 현실의 불일치.. 언제까지 계속 될런지.. 현실은 스스로 꿈꾸는자를 원하는데 우리의 교육은 꿈의 내용을 만들어 주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아무튼 이런 우울한 대화를 마치고 우린 다시 관광에 나서야만 했다. 먼저 찾아간 곳은 몽마르뜨 언덕이었다.

역시나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몽마르뜨 언덕에서 내려다 본 파리의 모습은 서울과 별만 다른점이 없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역시 몽마르뜨 언덕 답게 주위에서 인물 초상화를 그리고 있는 화가들이 많이 보인다. 반면 목에 스케치북을 걸고 100프랑을 주면 얼굴을 그려주겠다는 사기꾼 화가들도 꽤 많이 보이는 것 같다.
몽마르뜨를 떠나면서 여행준비로 마련해왔던 마지막 여행자 수표를 환전했다. 이제 실질적인 여행은 내일이 마지막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우린 환전 기념으로 라탱 지역의 먹자 골목으로 향했다.
그곳을 목표로 갔다기 보다는 노틀담 성당이나 퐁네프의 다리를 보기 위해 어차피 그 지역으로 이동해야만 했었다. ^^

노틀담 성당은 그나마 멋진 모습을 가진 건축물이였지만. 퐁네프의 다리는 영화에 등장하는 바람에 유명한 다리가 되서 모든 여행객들이 기대를 하고 찾는 곳이긴 하지만 막상 도착하고 나니 서울에 있는 중랑천에 놓여있는 다리 정도로 밖에는 보이질 않는다. 뭐 특별한 작식물이나 명물이 있는 것이 아니고 단지 영화의 한 장면을 촬영한 곳 ㅡㅡ; 약간 실망이다.

이곳 파리에 와서 적지않게 실망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볼만했던 건 에펠탑과 루브르 박물관 정도였다. 워낙 천국 같았던 스위스에서 5일 동안을 보내고 이곳으로 왔으니 삭막하고 복잡한 도시가 마음에 들 리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부실한 민박집도 우리 여행 기분을 반감 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

라탱지역의 먹자 골목에는 상당히 많은 음식점들이 들어서 있었다. 우린 그중에 한 음식점으로 들어가서 일인당 만 오천원정도 하는 음식을 시켜 먹었다. 간만에 제대로 된 음식을 먹은 것 같다.

저녁을 먹은 후 맥주를 사서 에펠탑 앞에 있는 공원으로 갔다. 아직 어두워지지 않았기 때문에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에펠탑에 올라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잠깐동안 맥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얼마 지나자 해가 지기 시작하고 에펠탑의 조명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린 에펠탑에 걸어서 올라갈 생각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면 편하겠지만 재미가 없을 것 같다.(물론 가격도 비싸다.) 표를 구입한 후 계단을 따라서 2층 전망대 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사람이 워낙 많아서 야경을 감상하기가 힘들 정도다. 야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했지만 사진을 찍는 순간마다 사람들이 지나가는 바람에 한 자리에서 사진을 3번이나 찍어야만 했다.
역시 어느 도시이건 간에 야경은 참 멋진 것 같다. 지저분한 모습을 모두 감추고 조명을 통해 멋지게 비춰지는 도시의 야경.. 하긴 이곳 파리도 단지 관광 명소일뿐 특별히 다른곳은 아닌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도시일뿐..

에펠탑에서 내려와서 샤이요궁에 잠시 들렸는데.. 어제 샹들리에 거리를 걸으면서 만났던 한국 유학생이 보인다. 여전히 로컬 아르바이트를 하라고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참내.. 비엔나에서 한번, 파리에서 한번. 정말 어쩔수 없는 사람들이다. 어제도 길거리를 걷고 있는 우리한테 말을 걸면서 명품 아르바이트를 하라고 꼬셨었는데.. 아무래도 한국인들만 보면 전부 한번씩 유혹을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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