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기 : 유럽 배낭여행(2001),  ~ 2001

프랑스 – Palace of Versailles (2001.08.07) – Day 42

안돼! 이러면 나라 망신이야!! ㅡㅡ;

아침 일찍 서둘러서 베르사유 궁전으로 가는 교외 열차를 탔다 서둘렀는데도 불구하고 이미 11시 정도 되어 있었다. 이런! 또 비가 오기 시작한다. 이곳 파리에 도착한 이후 조금이라도 비가 내리지 않은 날이 없다. 여행이 끝나는 무렵에 자꾸 비가오다 보니 안그래도 게을러진 여행객들을 더 게으르게 만드는 것 같다. ^^

교외선을 타고 얼마동안 이동하고 나니 베르사유 궁전이 있는 곳까지 오게 됬다. 흠..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의 궁전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궁전의 입구부터가 큰 규모를 말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다름아닌… 입장권을 사기 위해 늘어서 있는 줄이였다. T.T 우린 가장 간단한 코스로 궁전을 둘러 보기로 했다. 꽤 긴 줄이였지만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 한다.
한참동안을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 옆으로 단체 관광을 온 한국이 관광객들이 지나간다. 한 15명 정도 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새치기를 하려고 하는게 아닌가.

우리가 서있는 곳에서 5명 정도 앞에 있는 한 한국인 아주머니가 여기라고 신호를 한다. 한명을 먼저 줄을 세워놓고 다른곳을 둘러보다가 줄의 중간 지점으로 끼어들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뒤에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정확히 들을 수는 없었지만 줄로 끼어드는 관광객들을 저지하려고 항의하는 것 같다. 갑자기 웅성 거리는 분위기가 만들어 졌다. 그때 끼어들려고 했던 일행중의 한 아저씨가 한국말로 이렇게 말한다.
이러면 안돼~ 이거 나라 욕먹이는 짓이라고~’
흠. 그래도 정상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 것 같다. 그럼 당연히 뒤로 가야지!
그런데 이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끼어들려고 했던 일행 중 절반 정도는 이미 얼굴에 철판을 깔고 줄의 중간으로 새치기를 했다. 나머지 일행들도 한 10분정도 줄 근처에서 서성거리다가 하나 둘~ 자신들의 일행 사이로 새치기를 하고 있었다. 결국 모든 인원들이 새치기에 성공했다. 우리 뒤에 있는 외국인이 그 장면을 보고는 믿을 수 없다며.. 연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으이그 한심한 인간들!!!!
그런데 정작 어이없는 일은 아까 이러면 나라 망신이라며 바른말을 하던 아저씨가 문제였다. 왜!!! 내 앞자리로 와서 끼어드는건데?? 쪽팔려 죽는 줄 알았다. 다른사람들이 보면 우리도 같은 일행인 줄 오해하기에 충분했었다. 아주 파렴치한 놈이다. 말이나 못하면 밉지나 않지 혼자서 올바른 척 하더니 결국은 더 간사한 인간이였던 것이다. ㅡㅡ+
휴… 우리나라는 아직 멀었다.

점점 줄은 줄어들고 어찌된 일인지 우리 앞에 끼어들었던 문제의 일행들이 우리보다 한참 앞에 가있다. 참 신기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긴 시간을 기다린 후에야 궁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정말 화려한? 어쩌면 사치스러운 궁전인 것 같다. 그렇다고 특별한 것이 있는 것은 아니였지만 거울의 방을 둘러보고나니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내부 관광을 간단히 마치고 궁전 밖을 둘러보기로 했다. 워낙 규모가 크다보니 이동하는데도 만만치가 않다. 궁전 안에 궁전의 곳곳을 둘러볼 수 있는 작은 차량이 있다. 우리나라의 코끼리 열차와 같은 ^^, 또 자전거 대여소도 있었다. 사실 걸어서 이곳을 다 돌아다니기에는 힘들 것 같았다. 우린 그래도 꿋꿋이 걸어서 둘러보기로 했다. 세상에..궁전 안에 말을 키우는 목장이 있을 정도다. –+ 비엔나의 쇤부른 궁전이 작은 베르사유라고 불릴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궁전을 떠나서 다시 파리로 돌아오는 동안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내리던 비가 아직도 그치질 않고 있다. 워낙 많이 쏟아지는 비 때문에 오늘 관광은 이것으로 마쳐야만 했다. 다행히도 어제 많이 돌아다닌 덕에 파리에서 봐야 할 명소들은 대부분 둘러볼 수 있었다. 숙소로 돌아오기 전에 오늘 저녁에 우리 두 사람의 여행의 끝을 자축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맥주와 안주를 사서 돌아왔다. 숙소에 돌아오고 나니 온몸이 비로 젖어 있다. T.T

이렇게 파리에서의 여행과 우리의 긴 여행의 일정을 거의 마무리 하고 있다. 저녁시간에 우린 숙소에 머물고 있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며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눴다. 그중 한명은 자신이 프랑스의 외인 부대원이라고 한다. 뭐 혼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거의 무용담 수준이다. 꼭 혼자서 세상 험한 꼴은 다 겪어본 사람처럼 말한다. 본인 외인부대 신분증도 보여주긴 했지만 뭐 처음보는 신분증이라 진짠지 가짠지는 내가 알 수가 없는 일이였다. ^^
이게 우리 여행의 마지막인 것 같다. 오늘 정리하는 것이 실질적인 마지막 정리일 것 같다. 여행의 마지막 부분에서 약간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우리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이다 보니..

내일은 일찌감치 정리를 시작해서 드골 공항으로 가야만 한다.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