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기 : 유럽 배낭여행(2001),  ~ 2001

독일 – Ollendorf (2001.07.10) – Day 14

메이브야 고백할께~ ^^

어제 저녁엔 모기와의 전쟁이 있었다. 우리 둘이 대략 30마리 이상은 죽인걸로 생각된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는 사람이 목마를 타고 천장에 있는 모기 5마리씩을 죽이기로 했다. 모기를 못잡으면 아래 있는 사람은…. –+ 하지만~~ 잘려고 누운 순간부터 귓가에 앵앵 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런걸 보고 불가항력이라고 하나보다. 아무튼 매일 저녁이 괴롭다. 모기들~~~ 어제는 새벽 2시쯤에 잔 것 같다. 오밤중에 요반과 세나부, 메이브, 그리고 우리.. 모두 5명이 라면을 끓여 먹었다. 모두들 매워서 난리가 났다. 하지만 어제 저녁에 있었던 가장 큰 사건은.. 원이가 라면 냄비를 엎은 것이다. 크헉~~.!! 그 아까운 라면을~ 내 라면 돌리도~ 음냐.. 오늘 하루 일은 정말 널널했다. 뭐 우리가 절묘하게 농땡이를 부린 결과라고 할 수 있다. ^^

요반과 함께 아무도 없는데서 숨어있기. 한번에 기와 1개만 나르기. 가위바위보 해서 진 사람이 기와 1개 가져오기. 기타 등등. 나중엔 작업반장이 화가 났는지 우리가 있는 곳으로 찾아 왔지만 다행이 내가 작업반장의 출현을 미리 포착하고 적색경보?를 내린덕에 작업반장이 왔을땐 모두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ㅋㅋㅋ 오늘 저녁은 우리가 준비했다. 카레를 준비 했는데 물을 너무 많이 넣은덕에 카레 국이 되어버렸다. 결국 파스타 등 갖은 재료를 넣고 장장 2시간 동안을 끊인 뒤에야 내놓을 수 있었다. 중간에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어이없게 실패했다. 설명하기 귀찮으니까 나중에 이글을 보는 사람중 궁금한 사람은 말해달라고 하길 바란다. ~~ sorry~

그보다 아까운 것은 우리 비상식량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로스팜을 2개나 써야 했다는 것이다. 설명하자면. 식료품 담당인 (사실 땡보직이다. 지네들 마음대로 정한 땡보직..하는 일이라고는 아침 점심 빵 자르는 일과 식료품 사오기 밖에 없다. 그나마 설것이도 안할려고 한다. 요새는 둘이 눈이 맞아서 놀러 다니는지 아침 이후에는 볼 수 가 없다.) 알프과 레옹이 우리가 요리할 때 필요하니 사다달라고 했던 재료를 사오지 않고 어디론가 사라져서 놀다온 바람에 우리의 피같은 햄이 쓰여지게 된 것이다. 사실 레옹은 이번 캠프의 캠프 리더? 이기도 하다. 내가 ‘리더?’ 라고 쓴 이유는 너무나도 무책임하고 하는 일이 없어서 과연 리더의 자격이 있는지 확실 할 수 가 없기 때문이다. 대략 철부지… 다른 참가자들이 일에 지쳐서 힘든 얼굴로 쉬고 있으면 이 둘은 싱글벙글 거리며 서로 웃고 있다. 정말이지 맘에 안든다.

그래도 일을 마친 뒤에는 이 둘을 제외한 다른 친구들이랑 즐거운 시간을 갖을때가 많다. 일할땐 항상 투덜거리고 ^^ 이제 캠프도 4일정도밖에는 남질 않았다. 그 동안이라도 못다한 캠프생활을 마무리 해야 할 것 같다. 결국… 알렉산더가 우리 이름을 외워버렸다. ㅠ.ㅠ 일할때는 항상 우리만 찾는다. 오늘은 이름을 부르며 등등 두들기며 지붕으로 우리를 데리고 갔다. 결국 우리는 알렉산더와 같은 일을 해야하는 운명이 된 것 같다. 참고로 알렉산더는 힘든일을 주로 한다. –+ 오늘 1명의 여자가 캠프에 참여했다. 정식 참가자는 아니고 근교 Erfurt에 살고 있는데 잠시 참여하고 싶다고 온 사람이다. 그런데. 여자이긴 한데 완전 남자와 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다. 당사자에겐 미안하지만 여자라면 시집가기 곤란할 것 같다. 더욱 믿을 수 없는 것은 턱에 수염을 길렀는데.. 나보다도 더 길다는 것이다. 뜨아~ 두껍고 검정색의 긴 턱수염이 여자 얼굴에 나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길 바란다.
지금은 자려고 침낭속에 들어왔다. 조금전에 다음주부터 시작하는 새로운 캠프에 참가하기로 되어있는 참가자중 한명이 도착했다. 웃긴넘이다. 5일이나 먼저 들어오다니. 프랑스 인이다 보니 요반과 세나부가 가장 좋아한다. 과연~ 요반처럼 뺀질거릴지 지켜봐야겠다. 요반은 정말 엄청난 뺀질이다. 프랑스인들이란~~~ 아참! 그리고 오늘 끝내 메이브에게 고백을 해 버렸다. 이런일이 생기지 않길 바랬지만.. 나또한 어쩔 수가 없었고 메이브도 선뜻 나의 고백을 받아 주었다.
….. 메이브야~~~
넌 너무 말이 빨라서 알아듯기가 힘들다. 조금 천천히 말해 줄 수 있겠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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